센터 곳곳 살림 돌보며 최일선에서 시민 응대
"부끄럽습니다. 저 보다는 동료들이 훌륭하죠"

 

<유창훈 주임이 국민생활체육센터 수영장에 설치된 안전줄 지지대를 점검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양산시 국민체육센터 유창훈 주임(37 ·신주로)의 책상달력은 깨알같은 메모로 가득차 있다. 

관리 비품 목록에서부터 센터에서 열리는 각종 경기 일정, 스포츠 강좌 시간표, 강사들과의 미팅 일정이 그것이다. 유 주임은 또 한달에 두번은 일주일 내내 출근한다. 공기업에 다니는 반(半)공무원 신분이지만 출퇴근 시간이 규칙적이지 못하다. 센터 개관 시각이 오전 6시다. 당번날에는 새벽 5시에 출근해 센터 문을 연다. 

센터에 같이 근무하는 어떤 동료는 그를 '잡부'라고 했다. 실제로 그의 하루 일과를 따라가보자. 출근해서 제일먼저 하는 일은 약 9천㎡에 달하는 센터 곳곳을 순찰하는 일이다. 그리고 강사들의 근태를 살핀다. 출근은 했는지, 관련 수칙은 지켰는지, 수영장에 전구가 나가지는 않았는지 등등. "쌤, 추석 선물 받은 명단에 싸인했어요?, 강사실 문단속 빠트리지 마세요!"  

이뿐만이 아니다. 그는 최일선에서 국민체육센터 이용 시민들을 응대한다. 국민체육센터 홈페이지 고객의 소리 페이지에 올려진 게시물의 답글은 '유창훈'으로 빽빽히 채워졌다. 

한번은 이런일도 있었다. 지난 2013년 수영 수업을 받던 어린이가 배수구에 발가락을 다쳤다. 급히 응급처치를 하고 어린이를 병원으로 이송했다. 그리고 무사히 부모의 품으로 돌려보냈다. 

그는 개인사물함 청소를 시켜서 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했다. 이런 그를 동료들은 "애살이 많다" "열정이 있다"라고 칭찬했다. 한 동료는 그를 "뼈빠지게 일하고도 겸손한 친구, 참 괜찮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직장 상사인 장숭우 팀장은 그를 "시키기 전에 알아서 척척, 말하지 않아도 헤아리고 해내는 부하 직원"이라고 했다.

하지만 유 주임은 또 겸손해할 뿐이다. "아닙니다. 부끄럽습니다. 저 보다는 국민체육센터를 중심으로 이야기 해 주세요"

사실 유 주임은 체육 전공의 석사 학위 보유자다. 25대 1의 경쟁을 뚫고 들어온 양산시설관리공단 공채 사원이다. 동아대학교 대학원에서 체육학 석사 학위를 받았고 2급정교사자격증도 있고, 수영, 헬스, 배드민턴, 탁구, 테니스, 배구, 농구 생활체육지도자 자격증, 수영, 배드민턴 경기지도자 자격증 등 총9개의 국가 자격증을 보유했다. 

2년전에 결혼해 아내, 딸아이와 함께 부친을 모시고 산다. 

국민체육센터가 하나의 악기라면 그는 조율자다. 음계간의 벨런스를 맞추듯 강사들과 시민들과 직원들 사이에 화음을 맞춘다. 이제 양산시민들은 그가 맞춘 음반 위에서 자유롭게 춤을 추기만 하면된다.

Posted by 꼬장선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