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 속하되 속하지 않은 민족 고유의 건축방식 구현

산 많은 지형에 적합한 건축형식에 성리학 세계관 용융

서양 르네상스도 고대 그리스 로마 법고창신에서 비롯

 

 

<도산서당 농운정사 실내의 모습. 제자들이 거처하며 공부하는 곳이다. 퇴계는 농운정사 앞의 풍광을 감상하며 휴식하는 공간을 관란헌, 문도들이 공부하는 방을 시습재, 잠자는 방을 지숙료로 명명했다. 이 것은 심체공부를 존중하던 퇴계의 정신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서원>은 설명하고 있다.

바야흐로 인문학의 홍수다. 서점가에도 각종 인문학 서적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양산에서도 인문학 관련 행사가 준비됐다. 양산도서관에서 마련한 '길 위의 인문학' 사업이 바로 그 것.

안장헌 문화재 전문 사진작가와 함께 안동 도산서원, 병산서원을 답사하고 현장에서 작가의 보충 설명을 들을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 것이다. 답사 하루 전날에는 도서관에서 사전 강의도 듣게 된다. 안장헌 사진작가는 국내 문화유산 사진 전문가로 다수의 사진집을 남겼으며 사진작가로는 최초로 대한민국 문화유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여기서는 이상해, 안장헌 선생이 공동 작업한 <서원>(열우당) 중 도산서원, 병산서원을 발췌 요약해 인문학 강연에 앞서 이해를 돕고자 하였다. 책은 부제를 통해 서원을 '조선시대 사회문화의 심원한 흐름을 이어온 강학과 제향의 공간'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또 향촌에 사회 윤리를 보급하고 향촌 질서를 재편성하며 향촌 지역공체를 이끌어 간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기도 했다고 책은 설명하고 있다.

먼저 도산서원을 살펴보자. 도산서원은 퇴계 이황(1501~1570)의 생가에서 5km 남짓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행정 구역 상 경북 안동시 도산면 토계리 680(도산서원길 154)로 선생의 호인 퇴계는 토계에서 비롯됐다. 도산서원은 퇴계 선생이 세상을 떠나고 4년 후인 1574년 7월 제자들에 의해 창건 됐으며 이듬해 선조로부터 '도산'이라는 사액( 임금이 사당(祠堂), 서원(書院), 누문(樓門) 따위에 이름을 지어서 새긴 편액을 내리던 일)을 받고 그 이듬해 2월에 퇴계의 위패를 모셨다.

도산서원은 본래 있던 도산서원을 근간으로 지어졌는데 퇴계가 건축설계도를 그려 용수사라는 작은 절의 승려로 하여금 공사를 맡겼다고 <도산서당연건기사>(제자 성재 금난수)에 기록돼 있다. 서원경내의 건물로는 도산서당 일곽의 건물을 포함해 상덕사, 전교당, 전사청, 박약재, 홍의재, 동광명실, 서광명실, 장판각, 상고직사, 내삼문, 진도문, 옥진각 등이 있다. 전교당 정면에는 당대의 명필 석봉 한호가 쓴 편액이 걸려있다. 상덕사에는 퇴계 선생과 함께 퇴계 선생 추모사업과 도산서원 건립에 심혈을 기울였던 월천 조목의 위패가 봉안되어 있다. 광명실은 1819년 순조 임금때 지은 장서고로써 임금이 하사한 서적, 유학자들의 서책 들을 보관한 도서관이다. 수많은 서책이 나에게 광명을 준다는 의미다.

이탈리아 피렌체에는 산로렌초성당이 있다. 성당 내부에는 '라우렌치아나' 도서관이 있다.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미켈란젤로가 설계했는데 어두운 빛의 계단을 건널수록 점점 환한 빛이 비치는 2층 전실 내부로 들어가게 된다. 무지와 어둠을 지나 빛과 광명의 세계로 나아간다는 르네상스 시대의 의미를 건축물로 담아 낸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계단이라는 평을 들었다. 동양과 서양을 통틀어 책을 보관한 서고는 빛, 광명을 의미했다.

<라우렌치아나 도서관 내부의 모습이다. 내부는 주민들이 지금까지도 강의실 장소로 도서관을 이용하고 있다. 관광객의 출입은 제한했다.>  

 

<광명실. 광명실은 순조때에 건립됐다. 일제강점기때 서광명실이 지어지면서 구분하기 위해 동광명실이라 부르고 있다. 광명실 현판은 퇴계 선생이 썼다. 현재 안동대학교 내에 위치한 역동서원에 있던 것을 대원군때 서원이 훼철되면서 이 곳으로 가져왔다.>

 

이탈리아 피렌체에 있는 성로렌초 성당 내부에 비블리오테카 메디치아 라우렌치아나 도서관으로 향하는 계단이다. 미켈란젤로는 도서관 계단을 디자인했으며, 이 모델은 1559년 바르톨로메우 암마나티와 조르조 바사리에 의해 완성되었다고 브리테니커 한국어판 사전에 설명돼 있다. 사진은 2013년 10월경 신혼여행 중 촬영했다.  

 

 

  

Posted by 꼬장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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