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신문 1130호 5면 기사다. 가령 '사다리차 하늘까지 닿겠네'라고 제목을 달았다면 재미있지 않을까? 그리고 육하원칙을 통한 전달과 동시에 유연하고 부드럽게 기사를 쓸순 없을까? 객관성을 유지하면서 말이다.>

 

신문은 딱딱하고 재미없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독자들로 하여금 다시 신문을 펼쳐 볼수 있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중요한 사실을 제일먼저 제시하고 점점 덜 중요한 사실들을 나열하는 형식의 기사(기자들은 이런 기사를 스트레이트 기사라고 부릅니다)가 현재 신문 기사형식의 가장 기초 입니다. 또 이런 형식의 글쓰기를 저널리즘의 원칙이자 정석이라고 생각해 왔던 것도 사실입니다.

사실 육하원칙을 적용한 이러한 글쓰기 방식은 사실을 가장 빠르고 함축적으로 담아내는데는 적합합니다. 과거 대중매체가 발달하기 전에 이른바 '타전'이라고 해서 속보경쟁을 하던 구미언론에서 사용하던 글쓰기 방식입니다.

하지만 스마트 기기로 원하는 정보를 언제 어디서든지 받아볼수 있는 시대에 이러한 글쓰기 형식은 이제 생명을 다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어깨에 힘이 들어간 글에 독자들은 더이상 관심을 가지지 않습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공신력 있는 언론사를 신뢰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거 독재정권 시절에 살기위해 어쩔수 없이 곡필해야 했던 과거, 관언유착 등 많은 과오들을 언론사가 저질러 왔기 떄문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블로그에 다양한 사진들과 친근한 글들에 매료됐습니다. 이러한 온라인 환경에 발빠르게 적응한 기성언론 매체의 기자들은 '1인미디어' 불리는 블로그를 운영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블로그가 '김주완 김훤주의 지역에서 본 세상' 입니다. 파워블로그로서 다수의 상훈과 훈장을 받은 1인미디어의 대표격입니다.

김훤주 기자이자 블로거는 지난 6월 8일자 '시민기자, 글쓰기, 1인미디어'(http://2kim.idomin.com/2611)란 제목의 글을 포스팅했습니다. 그는 이 글에서 "글쓰는 형식에 대해서도 다르지 않습니다. 기성 매체들 회사기자들이 써대는 기사만으로도 대부분 사람들은 질려 있습니다. 시민기자까지 그렇게 해서 질려 있는 사람 더 질리게 할 까닭은 없습니다. 동생한테 얘기하듯이, 엄마한테 넋두리하듯이 쓰는 것입니다."라고 쓰며 블로그 글쓰기에 대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허핑턴포스트 코리아  메인페이지. 문장없이 큰 주어와 중앙일보 사옥 사진을 크게 실어 방문자로 하여금 궁금증을 유발케 하고있다.> 

최근에는 <허핑턴포스트>라는 온라인 매체가 서비스를 개시했습니다.(창간했다라는 표현도 낡은 표현처럼 들리네요. 허핑턴포스트는 지면판은 발행하지 않습니다) '인생은 뉴스로 가득하다'라는 모토를 제시하며 활동을 시작한 이 언론도 블로그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습니다. 블로그의 자유분방함, 친근함, 생활밀착적인 장점을 주 무기로 하고 있습니다.

저는 신문살리기의 대안으로 글쓰기 방식의 혁신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주간신문은 속보 경쟁에서 뒤쳐질수 밖에 없지만 더 깊고 풍부한 취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장점을 살리되 블로그 글쓰기 방식을 적용하면 어떨까요? 물론 사실을 정확하게 보도한다는 저널리즘의 기본원칙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말입니다. 

그리고 글쓰기도 시민을 주체로 두고 글을 쓰는 것입니다. 가령 위 사진으로 촬영한 기사는 주어가 양산소방서 인데요(기사의 출처도 양산소방서 입니다.) 시민들 입장에서는 '높은 사다리차'가 궁금하고 흥미로운 소재일 테니까 가령 "52M 높이의 대형사다리차가 펼쳐졌다. 양산에서 가장 높은 사다리차다. 양산소방서에서 운용하고 있는데 실제 화제현장에 투입된 적은 몇번이다. 어디어디 화재현장에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금은 몇일날 어디어디서 소방 훈련상 펼친 것이다 " 등등으로 써보는 겁니다. 

그리고 재미라는 것을 적용시키는 것 입니다. 재미없으면 성공하지 못합니다. 펀경영이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혹자는 창조성도 재미에서 나온다고 했습니다. 놀줄아는 사람은 언제나 활기차고 사람들의 주목을 끄는 힘이 있으니까 말이죠.

다시 기사로 가볼까요? 지난 2014년 6월 10일 발행된 양산신문 1130호 5면기사에 '웅상 119안전센터 응급, 재난구조 만전'이라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기사는 양산소방서 보도자료를 토대로 육하 원칙에따라 무미건조하게 쓰여 있습니다. 관청의 지극히도 행정적인 업무 보도자료를 관청의 입장에서 지극히도 재미없게 전달한 것이지요. 하지만 이 기사를 사다리차 최장 길이, 국내에 최장 사다리차 대수, 양산 최고층 건물 투입가능한지, 이런 사다리차가 필요없는 예산 낭비는 아닌지 등등을 심층취재 할수 있습니다. 기자가 사다리차에 올라타서 그 느낌을 전달하는 것도 재미있겠네요. 하하

여튼 제 이야기의 요지는 스트레이트 형식의 기사쓰기는 버려야 하고 주간신문의 경우에는 더더욱 그래야 하고 편집이나 기사 쓰기 방식 등 모든 부분에 재미를 적용시키면 독자들은 다시 신문을 찾게되리라는 겁니다.

지역에 주간신문들이 많습니다.(지역 주간신문은 1987년 민주화 이후에 창간 붐이 일기시작했습니다) 조중동이라 일컫는 거대 족벌언론의 신문시장 장악, 혁명이라는 단어로도 모자란 환경의 변화에도 꿋꿋이 지역 언론 창달을 위해 애쓰는 언론인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혁명적 패러다임의 변화에 생존이냐 죽음이냐 갈림길에 서 있는 것입니다.

너무 거창하게 이야기를 했네요. 여튼 독자들로 하여금 다시 신문을 펼쳐보도록 해야 합니다. 저는 종이매체의 미래에 대해서 그렇게 어둡지 많은 않다고 생각합니다. 여전히 공부는 참을성과 인내를 요하는 종이매체를 통해야 더 잘되거든요. 여러분들의 살아있는 아이디어를 많이 전해주세요. 총총~

 

 

 

 


Posted by 꼬장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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