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간사회, 위협 주술로 해산물 채취 염원

철기문화 앞세운 세력 구간사회 복속 뒤

수로왕 탄강신화와 접목되며 각색

점괘를 치던 향가 였다는 주장 주목

김해시청 본관 벽면에 구지가 서예작품이 전시돼 있다.

김해 금관가야의 김수로왕과 관련된 구지가가 있습니다.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 놓아라 아니 내놓으면 구워 먹겠다"고 하는 노래 입니다. 머리가 수(首)인데 드러나다는 뜻의 로(露)와 합해져 수로왕은 "머리가 드러난 왕"이다라는 것입니다.

여튼 구지가의 해석은 국문학계의 대부인 양주동 박사가 했습니다. 그런데 동국대에 향가를 연구하는 박사에 따르면 이 노래가 구(龜) 자가 거북이 구자가 아닌 갈라지다라는 뜻으로 해석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점괘를 치는 노래라고 합니다. 

이게 만약 사실이라고 해도 김해와 거북이가 전혀 연관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삼국유사에는 구지봉을 거북이가 엎드려 고개를 앞으로 내민 형상이라고 했습니다. 구지가는 구간사회 9촌장들이 불렀습니다. 

이영식 인제대학교 사학과 가야사 전공 박사는 "구지가는 구간사회의 노래가 아니고 가락국의 성립과 수로왕의 등장을 신성하게 꾸미는 노래로 돼 있다. 구간사회(청동기문화)의 구지가가 가락국(철기문화)의 구지가로 각색됐다"고 밝힙니다. 

 그 근거로 구지가는 위협 주술과 협박 주술인데 바다동물인 거북이를 협박해 하늘에서 내려왔다는 설화를 가진 김수로왕이 나왔다는 것은 뭔가 어색하다는 것입니다. 원래 구지가는 구간사회의 구간(촌장)들이 바다의 동물인 거북이를 협박해서 많은 해산물을 잡게 해 달라고 비는 제의였는데 김수로왕이 철기문화에 힘입어 구간사회를 복속시키면서 기존의 구지가가 각색돼 김수로왕의 신성함을 나타내는 노래가 됐다는 것입니다. 

여튼 두개의 해석 모두 그럴싸합니다. 구지봉에 있는 구지봉 고인돌은 김수로왕이 나라를 세운 서기42년 이전부터 있었던 것은 명확하며 이 고인돌 주변에서 거북이에게 조개 등을 많이 잡게해달라고 노래를 불렀다가 수로왕에게 복속돼면서 수로왕을 찬복하는 노래로 바뀐 것 입니다. 

참고로 김수로왕은 북쪽에서 철기문화를 가지고 내려왔다고 합니다. 가야인은 철기를 잘 다룰 줄 알았기에 흥할 수 있었는데 그 당시에는 철기의 철편이 화폐처럼 거래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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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 쓴 자동문, 일부만 원상복구 명령
기존 위치서 5m 이격 설치한 곳 철거 지시
행위허가 사항, 예외두고 구체화 필요

동일스위트 아파트 지하1층에 자동문이 설치돼 있다.

"돈 들여 애써 설치한 아파트 자동문을 다시 뜯어야 한다니요?" 12개동 1294세대가 거주하는 우리 아파트의 가장 큰 이슈가 지하주차장 자동문 철거 문제 입니다.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기존 미닫이 문을 수년 전에 자동문으로 교체했습니다. 그런데 지하 1~2층 중 지하 1층 3~4호 가구 입구만 기존 미닫이문 자리에 설치가 불가능해 4m 가량 거리가 떨어진 곳에 자동문을 세웠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설치를 할 때 관할 행정당국인 양산시청에 이를 알리고 행위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를 이행하지 않아 원상복구하라는 시청의 통보를 받았습니다. 
우리 입주민들은 미닫이문이 자동문으로 설치돼 굉장히 만족스럽게 이용하고 있습니다. 유모차를 끌고 가거나 짐을 들고 이동할 때 문을 잡지 않아도 돼 편리하기 때문이지요. 이미 설치돼 수년간 이용한 것을 다시 뜯게 된 배경은 아파트 내 특정 파벌이 나뉘어 양산시에 특별감사를 요구했고 그 결과 행위허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뒤늦게 확인된 것입니다. 지난 2019년 수십개의 자동문을 일괄 설치하면서 행위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확인 뒤에 공사를 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제와서 다시 원상복구 하라니 아파트로서는 큰 손실입니다.
전체 9개의 자동문이 원상복구 대상이며 1개당 100만원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행위허가라는 것이 공동주택이라는 대단위 주거단지의 특성상 필요한 규제라고 생각하지만 자동문 설치의 경우 입주민들이 매우 만족하고 있으며 행위허가가 필요없이 설치한 자동문과 비교해 설계 기술상의 문제로 단지 위치를 5m 가량 이동 설치했다는 이유만으로 행위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은 매우 불합리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행위허가 규정으로 인해 입주민의 화재로부터의 안전이 도모될 수 있도록 하는 등 많은 유익함이 있는 것으로 알지만 양산 동일스위트아파트의 경우에는 어떠한 실익이 없습니다. 따라서 행정 당국인 양산시 공동주택과가 이번 사안의 경우에는 유연함을 발휘해서 행위허가 사항이지만 예외의 경우로 보고 현 상태 그대로 철거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만약 법 규정에 예외의 경우가 없다면 법을 개정해서라도 이러한 상황에서는 입주민 전체의 이익을 위해 관철되야 합니다.
실제로 해를 거듭할 수록 행위허가를 요구하는 공동주택 입주민들의 민원이 증가하는 실정이며 이에 따른 민원도 빗발칩니다. 국토교통부 행위허가 현황 내부 자료에 따르면 2010년 2천9백여 건에서 2019년 8천3백여 건으로 늘었지요. 행위허가는 공동주택관리법에 규정된 것으로 지하주차장에서 공동주택 엘리베이터로 연결된 통로의 문(門) 설치는 경미한 변경인데 과도한 규제 입니다. 법 자체의 문제점도 있습니다 시설물에 대한 정의 조차 내려 지지 않았습니다. 우리 아파트 자동문을 원상복구 해야 된다는 것 그 자체가 행위허가라는 제도가 얼마나 문제점이 많은지를 보여주는 아주 좋은 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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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사이비 JMS 교주가 여신도와 간음하고 기이한 성문란으로 넷플릭스 다큐로 고발되며 경종을 울리는 이 때에 나는 '하나님의 교회' 아버지 전을 관람했다. 

안상홍이라는 사람을 찬양하는 찬송가를 부르고 십자가가 없는 예배당이 이질감을 느끼게 하는 그 교회다. 사람들은 이들에게 이단 이라거나 사이비라고 규정짓는다. 세상이 이 교회를 보는 시각이야 어떻든 하나님의 교회가 글로벌 봉사활동으로 영국 여왕상을 받을 정도니 지구촌에 기여하는 바가 큰 교회인 것은 장점이다.

아버지 전에서는 옛 아버지의 소품들과 일기장, 그리고 고된 근로 뒤 유니폼을 입고 "내일은 또 어떻게 버티지"하는 표정으로 식사를 하는 흑백사진, 늙고 주름진 얼굴로 낡은 화장대에서 때묻은 손으로 넥타이를 메고 있는 아버지의 모습이 담긴 사진 등이 전시돼 있었다. 아버지들은 결국 자식들의 그루터기가 돼 주고 떠난다는 전시된 문장을 읽었는데 나에게 모든 것을 내 주시고 자식들이 쉴 수 있는 전원 속의 의령 가례면 시골집을 남겨주신 내 아버지의 그 집이 그루터기가 돼 준 것 같았다.

아버지전 관람 뒤 하나님의교회를 소개하는 언론기사 보도 건수가 수십만 건에 달하고,  300만 성도, 6대주에 교회 숫자, 각종 수상 상패를 둘러봤다.  물질에 타락한 현대의 교회가 근본으로 돌아가지 않고 있지만 하나님의교회는 유월절을 지키며 하나님이 피로써 세운 교회 그 본래의 뜻을 이어가고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30분이 더 소요됐는데 기독교 세계관을 믿지 않는 나에게는 고역이었다.

나는 천국이나 영생이니 하는 개념을 받아 들일 수 없다. 사람은 죽고 새생명은 그저 탄생해야 한다. 나와 함께 관람한 한 여성 교인은 나에게 "천국에서도 좋아하는 오타바이를 탈 것이다"고 했다. 그런데 나는 천국에서 영생하면 얼마나 지겨울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살아 있을 때 동안 최선을 다해 아름다운 삶을 살고 죽음을 맞고 소멸해야 하고 자연의 법칙에 따라 흙이 되고 다시 새 생명이 탄생하는 순환이 바로 내게 하나님이다.

아버지전을 본 것 보다 전도사 여성들과 이동하는 스타렉스 차량 안에서 잡담을 나누고 내가 좋아하는 시 구절인 조지훈의 사모의 한 구절 "이 한잔은 미리알고 정하신 하나님을 위하여"라는 시 구절을 읊었을 때 더 즐거웠다.  
  
#하나님의교회 #아버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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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얼굴에는 돌어가신 내 아버지와 함안 칠원읍 새롬요양병원에 누워계신 97세 내 할머니가 있다. 그리고 어머니 2살 터울 초등학교 선생 내 동생도 있다.

아버지는 내 중학생 시절 눈썹 옆으로 오돌토돌하게 난 좁쌀 여드름을 꼭 무릎팍에 누이시고는 여드름을 손으로 터뜨리셨다. 그 덕에 나는 지금도 왼쪽 눈썹 옆 피부가 달표면 처럼 움푹 패여 있다. 나는 내 얼굴 여드름 흉터를 볼 때마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떠오른다. 

그리고 하루는 연애시절 내 아내의 친구가 나에게 눈썹이 일자 눈썹이라고 했다. 나는 그 떄 내가 일자 눈썹인지 처음으로 알았다. 연애시절 내 아내는 내 웃는 모습을 보고 미국 만화영화에 주인공 보거스 같다고 했다. 나는 그 때 처음으로 지현이를 보고 비로소 환하게 웃을 수 있었다.  

할머니는 나의 아랫 입술에 2m 크기의 좁쌀 같은 점이 있어서 먹을 복이 있다고 말씀하셨다. 나는 지금도 맛있는 음식을 먹을때마다 할머니가 말씀하신 먹을 복을 생각한다. 그리고 할머니는 죽어서 새가 되고 싶다고 하신 말씀도 생각난다. 

내 어머니는 나에게 아직도 잘생겼다고 한다. 내 동생의 얼굴을 보면 내 모습이 보인다. 나의 얼굴은 대학시절 자전거를 타고 창원에서 중부지방까지 국토대장정을 하며 검게 그을린 뒤 아직도 시커멓게 타고 코를 중심으로 팔자 주름이 깊게 베여 있지만 어미는 나에게 잘생겼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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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일로 꾸준한 글 배달, 유통 방식 바꿔 큰 성공
솔직 담백한 20대 여성, 우정, 사랑, 외모 등  글감
복붙 난무하는 시대, 여전히 좋은 글은 가치 발휘
‘월간 이슬아’ 이슬아 작가는 글의 유통방식을 바꿔 새로운 독자를 창출했다. 글 써서 큰 돈을 버는 선도자가 됐는데 글의 유통 방식을 획기적으로 전환한 것이 성공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물론 좋은 글을 쓰는 글솜씨도 갖춰야 하겠지만 경영의 측면에서는 그렇다는 얘기다,
그는 이메일로 글을 보내는 글쓰기 노동자에서 핫한 작가로 성장했다. 글쓰기가 유통되는 플랫폼인 포탈사이트에 의존하지 않고 메일링서비스를 통해 글을 배달하면서 글의 유통에 있어 새로운 방법을 창출 했다. 그 배포 방식도 혁신적이었거니와 글의 소재 또한 상당히 ‘힙’했다. 이를 테면 촌티 풀풀 나는 80년대 음반의 표지사진 같은 커버사진이 그렇고 글의 내용도 누드 모델로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험담 등을 소재로 글을 썼다. 사람들은 그의 글에 열광했다. 그의 글은 사춘기 소녀의 비밀 일기장을 훔쳐 보는 느낌이랄까...
요즘 인터넷에 블로그 글쓰기로 돈버는 방법만 해도 유사한 글들이 수백개가 넘쳐나는 시대다. 이런 시대에 솔직함과 담백함이 넘치는 글을 통해 고유한 독자층을 형성하는 것은 의미가 크다. 이슬아는 이후 출판사를 만들고 자기가 쓴 수필을 출판했고 소설도 썼다. 주요 언론의 관심도 받아 수차례 기사화 되며 주류 작가들에게도 알려지면서 일약 핫한 작가가 됐다. 유튜브나 각종 SNS, 숏폼 컨텐츠 이러한 미디어가 날로 소비된다. 영상과 블로그글을 보고 스크롤을 내리는데 10초도 길다. 몇초만에 눈으로 읽고 치우는 휘발성이 강한 시대에 어떻게 독자를 창출할 것인가.
참한 글쓰기를 통해서 생각과 느낌을 공유하는 것의 가치는 챗GPT시대가 발달해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Ctrl+C, ctrl+V가 난무하는 이른바 복붙이 넘치는 시대에 생활에서의 깊은 여운을 주는 글들을 찾아보기가 정말 힘들다. 전문작가나 작가 지망생들이 동인지를 만들거나 문예지를 출판하는데 돈이 안되고 폐간이 이어지고 곡필하는게 예사인 시대 아닌가. 이런 관점에서 이슬아라는 20대 젊은이가 글쓰기로 먹고 살만큼 이상으로 많은 돈을 벌고 있다고 하니 독보적인 존재다.
이슬아의 수필집을 돈이 되는 글쓰기라는 관점에서 접목해 보자면 그의 글은 또래 청년의 시각과 생각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있다. 20대의 이성친구, 외모, 사랑, 우정 같은 소재들이 글감으로 나온다. 섣부르게 독자들을 가르치려 들지도 않고 제 생각을 있는 그대로 전한다. 또 시각, 미각, 촉각, 후각 등 감각을 활용한 문장들이 사변적이지 읺으며 구체성을 띄고 있다. 요즘말로 바꾸면 꼰대스럽지 않은 것이다.
국회전자도서관 홈페이지에서 글쓰기에 관한 논문을 검색해서 읽어 보아도 실질적으로 좋은 글을 쓰고자 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때에 이슬아 작가의 책은 훌륭한 교재가 된다. 그는 꾸준하게 그리고 솔직하게 썼다. 그리고 그것을 개인 이메일로 발송하고 월 구독료를 받으면서 글을 팔았다. 예상밖의 대박이 났다. 그는 그 생각을 친구에게서 빌려 왔다고 했는데 글 배달하는 방식으로 바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시대가 아무리 바뀌어도 솔직하게 생각을 밝힌 글에는 공감하는 힘이 있다. 그것은 서로를 연결하고 연대하게 만들며 "나랑 무슨 상관이야"가 아니라 내 일처럼 느낄 수 있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래서 제2의 이슬아, 제3의 이슬아는 계속 탄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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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노트1

카테고리 없음 2022. 12. 26. 21:44

인플루언서와 작가

인싸들은 휴대폰과 컴퓨터 안에 산다

인플루언서는 좋아요와 쏟아지는 댓글을 먹고 산다

관객들은 인싸의 영향력에 매료된다. 인플루언서가 돈을 대중을 이끈다

잉크로 쓰고 진지한 작가들은 가상공간에서 진지하면 진지할수록

외면받는다.

그들은 책 속에서, 행간 속에서 산다. 대중들은 행간의 의미를 읽지 않는다

작가들은 인플루언서가 쏘는 인기몰이 대중영합주의에

반기를 들고 세상을 달팽이들보다 더 민감한 촉수로

시, 소설, 에세이라는 총알로 세상의 무지함을 감지하고

그것을 드러내야 한다. 인플루언서들은 빠르고 경박하지만

작가들은 느리게 숙고하기에 즉각적이고 휘발적인

인플루언서와 종자부터 다르지만

잉크 속에서, 인간다움을 고민하며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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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령군청사(오른쪽)와 의령군의회(왼쪽) 청사.

의원 피소시 지원금 지급 조례 제정

패소시 환급 기준 불명확한 문제

의회 "검토 뒤 보완하도록 하겠다"

 

의령군의회가 의정활동을 하면서 소송에 휘말리게 됐을때 의원들의 소송비를 지원하는 내용의 조례안을 제정했는데 승소사례금까지 지원해 과도한 입법이라는 논란이 인다. 

의령군의회 입법예고에 따르면 군의회는 지난 10월 '군의원 소송비용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공고했는데 의원이 의정활동으로 인해 기소되거나 피고된 경우 소송비용을 지원함으로써 원활한 의정활동을 수행하도록 돕기 위한 것이다고 개정 이유를 밝혔다. 의원이 고의 또는 과실로 패소 판결이 확정되거나 형사소송에서 유죄판결이 확정된 경우에는 비용을 환수하도록했다. 

소송비 지원은 민형사소송 착수금과 승소사례금으로 나뉘어 지급하는데 착수금은 최소 80만원부터 최대 1천만원 이내까지 소송물가액별로 나뉘어 지급하도록 했으며 승소비율이 50% 이상일 경우 착수금에 그 비율을 곱한 금액을 승소사례금으로 지급한다는 내용까지 포함됐다. 해당 조례안은 의회운영위원회 심의에서 이의없이 통과됐으며 본회의장에서도 의원 10명이 전원 동의해 본회의를 통과했다.

 그러나 의정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면 소송에 휘말릴 수 있는 일이 있기 때문에 이에 굴하지 않고 소신 있는 의정활동을 펼치라는 취지는 있으나 승소사례금까지 군민들의 혈세를 동원해 지급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 의원이 패소했을 때 소송비용 지원받은 것을 환수하도록 했는데 이 또한 감면이 가능하도록 열어두고 명확하게 감면이 가능한 경우를 규정하지 않아 실제로 패소당해도 소송비를 지원받을 수도 있어 논란이 된다. 

시민단체인 의령희망연대 한 회원은 "군의회가 군민들이 억울한 소송 당사자가 됐을때 돕는 조례안을 만들지는 않고 의원들 본인의 소송비를 지원하는 조례안을 만든 것은 특권의식으로 비춰질 수 있다. 소송을 무릅쓰고라도 과감하게 의정활동을 하는 의원들이 과연 얼마나 있는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의령군의회 운영위원회 한 의원은 "경기도의회에서 먼저 시행한 조례다. 군민눈에 안좋게 비춰질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며 향후 논의해서 보완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소송비를 지원할지 여부를 심의하는 위원회를 별도로 두어서 면밀하게 검토한다. 흰눈으로만 볼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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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법이 전부 개정되면서 새로운 직종이 생겼다. 정책지원관이라는 직함인데 전국 수백개 의회에서 의무적으로 뽑아야 한다. 국회에 보좌관이 있다면 지방의회에는 정책지원관이 있다. 정치색을 띄어서는 안되고 정당가입도 안되는 점이 국회 보좌관과 가장 큰 차이점이다. 의원들이 무엇보다 조례 제정이나 행정사무감사를 할 때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는 업무가 가장 중요하다. 

연봉은 기초의회의 경우 3천9백만원부터 시작하기에 적지 않으며 8급 서기로 임시직공무원이다. 2년 계약이며 최장 5년까지 근무할 수 있다. 대게는 관련 직무를 수행한 경력을 요구하는데 민간 기업인 언론사에 근무한 경력도 인정이 되니 지역신문에 종사하는 기자들이라면 충분히 노려볼만 한 직종이라 하겠다. 1차 서류 전형에서 자기소개서와 직무계획서, 이력서 등을 제출한 뒤 면접은 외부와 내부에서 선임된 인사위원회 5명이 1인을 상대로 진행한다.

주민조례발의 요건이나 행정사무 조사와 감사의 차이점 등 기본적 지식을 숙지하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 공무원으로서 자질과 향후 발잔가능성 등도 두루 평가하니 퍙소에 공직자의 소명의식 등에 대해 스스로 질문해 둔다면 좋겠다. 나는 의령군의회에 지원을 하여 면접을 치렀다. 6명이 서류전형에 합격해 5명이 면접에 응시했는데 결과는 합격자 없음이었다. 공고문에 적합자가 없을 시에 합격자가 없을 수 있다는 문구가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아무도 합격하지 못했다. 

일반직 공무원으로 지방의회에는 전문위원이 있다. 정책지원관이 해야할 업무를 기존에 해당 전문위원이 수행하고 있다. 따라서 정책지원관은 의회사무국(과)에 소속돼 업무를 하게 될 수도 있고 의원 2명당 1명을 둔다는 관련 법규에 따라 별도의 정책지원관 공간을 만들어 근무할 수 있다. 

의원들이 더 쉽게 정책지원관을 찾고 필요한 자료를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보좌관에 상응하지만 정치색이 없는 오로지 의정의 입법활동을 지원하는 역할만이 가능해야 정책지원관이라는 제도의 입법 취지가 살아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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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영화 <영웅> 감상평

안 의사, 고통 짊어진 민족의 예수

강인한 어머니, 눈물 장면 가슴 울려

안중근 의사 사형이 집행되기 5분 전 어머니가 지어주신 흰 수의를 입고 있다.

도마 안중근 의사를 주인공으로 한 뮤지컬 영화 <영웅>이 지난 22일 전국 극장에서 일제히 은막의 스크린을 올렸습니다. 동명의 뮤지컬 인기에 힘입어 스크린에 새롭게 영웅을 펼쳐 보였는데 시쳇말로 국뽕 영화인 <한산>을 뛰어 넘을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영화는 2시간 20분 남짓한 러닝타임에서 다양한 인물들의 감정선을 뮤지컬 가사에 담아 전하고 있습니다. 첫 장면은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연해주의 한 광야에서 안 의사와 동료들이 폭풍우를 뚫고 태극기를 바라보며 단지(단지)하는 장면입니다. 동상으로 얼어터진 손가락 마디를 자르고 검붉은 피가 하얀 눈밭에 뿌려지며 대비되는 장면은 영상미를 극대화 해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청록파 시인 조지훈 선생은 <안중근 의사 찬>이라는 제목의 시를 남겼는데 시구에  "가슴에 불을뿜고 원수를 찾아 광야를 헤매이기 얼마이던고"라고 노래했는데요. 해당 시구가 제 머릿속에 묘하게 겹쳐집니다.

안 의사는 천주교 신자 입니다. 영화를 관통하면서 제 머리속에 떠오른 것은 안 의사가 예수님이 그랬던 것처럼 숭고한 십자가를 지고 고난과 핍박을 당하며 민족의 고통과 고난을 짊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안 의사가 교수형을 집행당하기 직전 형틀의 밧줄 앞에서 읊조리는 뮤지컬 가사에는 인간적인 고뇌와 두려움도 묻어 나오지만 그는 우리 민족의 예수님이라는 메타포가 전달됩니다. 역사적 사실로 어머니가 선물한 흰색 수의를 입은 모습은 면류관을 쓴 예수님의 모습과 닮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관객들의 가슴을 가장 두드렸던 장면은 안 의사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가 호롱불이 켜진 안방에서 안 의사의 배냇저고리를 부둥켜 안고 홀로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강했습니다. 대중에게 잘 알려진 것과 같이 항소를 하는 것은 구차한 것이고 나라를 위해 의연하게 죽어라고 전하는 편지 글에서 강인한 어머니의 모습의 표상이 느껴졌습니다. 

또 배우 김고은은 고종의 왕비 궁녀로 시작해 이토 히로부미의 게이샤가 돼 주요 정보를 전달해 줍니다. 식민지배의 우두머리 이토의 몸종이 을미사변을 통해 모시던 왕비를 읽게 되자 그 복수를 하게 되는 것인데 동양평화라는 거창한 주제를 위해 투신한 안중근의 세계관과 궁녀의 세계관은 다를지 몰라도 그들은 진지하고 성실한 역사의 주역들입니다. 

이 영화의 크라이막스는 안 의사가 권총 탄환으로 민족의 원흉의 심장을 꿰뚫었다는데 있지 않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머릿속에 시험문제처럼 저장돼 있는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재판을 받으면서 법정에서 판사에게 조목조목 항변하는 장면이 가장 뜻이 깊었습니다. 

뮤지컬 영화다 보니 가사에 집중하면서도 영상에도 실패하지 않아야 해 두 개 다를 동시에 만족시키려다 보니 제게는 옥상옥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2시간 남짓한 시간을 뮤지컬 가사를 음미하며 보내기에는 전혀 아깝지 않은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배우 배정남이  콧수염을 기른 독립지사로 나오는데 연해주 한 도시에서 금발의 미녀와 부부로 세탁소를 운영하는데 상의를 탈의한 채 걸어오는 모습이 나왔습니다. 배정남 배우의 세심(?)하면서도 미끈한 몸매와 복근을 감상할 수 있는 장면이었습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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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 감독 <시> 영화 감상평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詩)를 감상하였다. 은막 위에 영상으로 시를 쓴 것이 이 영화였다. 첫 장면에서 강변에서 놀고 있는 어린이들이 등장하고 놀랍게도, 아주 놀랍게도 교복을 입은 채 머리를 수면 아래로 한 여중생의 익사체가 비춰진다. 이 장면에서 영화에 강하게 빨려 들어가는 듯 했다. 

엔딩장면에서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 여중생과 주인공 할머니가 오버랩된다. 할머니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인지는 알 수 없고 목숨을 끊은 것 같은 암시를 던진다. 나는 이러한 영화의 기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다.

상투적으로 우리는 "시인에게 소녀감성이 있다"고 말한다. 이 감독은 영화에서 실제 중학생 소녀와 60대 할머니를 겹친다. 할머니가 영화 종결 부분에서 시쓰기 문학강좌의 총결산으로 원고지에 쓴 시를  독백하고 중학생이 시를 이이서 낭독한다. 그러면서 둘은 겹쳐진다. 할머니는 정말 여중생처럼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까.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잔잔하다. 경기도의 한 한적한 작은 군단위 읍이 배경이다. 할머니는 낡고 오래된 빌라에서 여드름 투성이 손자와 함께 산다. 이혼한 부산 사는 딸이 맡겨 놓은 외손자다. 중풍에 걸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늙은 남자의 몸을 씻어주고 시중을 드는 일을 하며 돈을 번다. 

할머니는 치료를 받으러 간 병원에서 꽃을 보고 의사에게 시를 배우고 있다는 사담(?)을 하고 수강생 모집이 끝이 난 문학강좌에 자리를 마련해 달라고 말하는 성격을 가졌다. 그리고 손자에 손톱발톱을 자르고 손자 입에 밥이 들어가는게 가장 기쁘고 보기 좋은 일이라고 말하며 손자 입에 밥들어가게 하는 K-할머니다. 할머니는 위대하다. 손자가 성폭행 범죄를 저질러 합의금을 마련하기 위해 돈이 많은 회장님이라 불리는 늙은 남자의 수음을 도와주고 돈 500만원을 받는다. 

영화에는 지방지 기자도 등장한다. 시골 복덕방에 앉은 50대 남자들이 "요새는 지방지 기자가 더 무서워"라고 말한다. 기자는 취재를  하다 피해자측과 가해자부모들 사이에 중간 다리를 낳아 합의까지 가는데 역할을 했다. 그리고 "기사는 막았다"고 말하는 가해자측 부모의 대사가 있다. 기자가 브로커가 된 것이다. 그러므로 해서 시골 중학교 여중생 집단 성폭행 자살사건은 기사화 되지 못했고 그로 인해 그런 일들은 언제든지 또 벌어지게 될 것이고 지방지 기자는 기사를 쓰지 않는 댓가로 촌지를 받게 되겠지라고 생각했다. 

중학생 손자는 친구들과 함께 동창 여중생을 성폭행했다. 그래도 그는 무심하게 자기방 컴퓨터에 시끄러운 음악을 틀어놓고 잠들고 할머니에게 반찬 투정을 하는 무심한 남자중학생일 뿐이다. 예쁘게 차려입은 할머니가 시골 섶길을 걸어가면서 길바닥에 쓰러진 살구꽃을 본다. 마음으로 살구꽃을 본다. 그래서 살구꽃이 살기 위해 제몸을 부순다는 시어가 나왔다. 

실제 시인인 김용택 시인이 운영하는 시쓰기 강좌에서 생에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주인공 할머니의 대사가 가슴에 나비처럼 내려 앉는 듯 했다. 할머니는 알츠하이머 초기를 앓는 환자다. 알츠하이머라는 병이 가족들에게  얼마나 큰 짐이 되는지 잘 알고 있기에 할머니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생각한다. 생에서 처음이자 마지막 한 편의 시를 남기고......

Posted by 꼬장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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