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군 언양읍 출신의 한국 대표 단편소설가
한국 최고 권위 문예지 <현대문학> 편집장 11년 맡아
서정적 리얼리즘 추구, 자연과 시골사람들에 대한 애정
<오영수 문학관 모습. 1층에는 전시실, 2층에는 테라스와 난계홀, 도서실 등이 있다>
소박한 시골 사람들과 이들을 품은 자연환경을 서정적이고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 소설가 오영수. 그는 영남알프스의 수려한 자연이 빚어낸 소설가가 아닐까? 고향, 그리고 자연이라는 소재는 언제나 사람들의 심금을 울린다. 그의 소설을 읽으면 우리들 마음도 한장의 깨끗한 손수건이 되는 듯 하다.
양산시 하북면과 접해 있는 울주군 언양읍은 난계 오영수의 고향이다. 요산 김정한의 처가도 양산시 화제리인데 난계 선생의 처가도 옛 양산시에 귀속됐던 기장군 일광면이었다고 하니 양산은 문인들의 처가로 유명한 곳인가 한다.
언양읍 헌양길 280-12에 위치한 <오영수 문학관>은 지난 2014년 1월 21일 개관했다. 난계 선생의 묘소에 인접한 곳에 문학관을 건립했다. 울산광역시와 울주군이 자체 예산으로 건립했으며 운영도 민간위탁없이 관에서 직접 한다. 현재는 울산 대표 일간신문인 <울산매일>에서 기자로 근무했던 이연옥씨가 관장이다.
이 관장은 "울주군의 오영수 문학관에 오시면 이 일대의 다른 관광지도 함께 둘러보시면 좋다. 언양읍성 일부가 복원됐으며 오래된 언양초등학교 벽화도 아이들의 상상력을 볼 수 있다. 또 언양성당도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돼 있다."고 말했다.
오영수 문학관은 언양읍 시가지와 인접해 있어 방문하기 수월하다. 문학관 2층에는 여러 기증자들이 기탁한 단행본 서적들을 비치해 누구나 자유롭게 방문해 도서를 열람하도록 해 놓았다.
문학관 초입에 들어서면 상수리나무 밑 벤치에 앉아 사색을 즐기고 있는 선생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벤치 위에는 책, 선생의 손에는 펜이 쥐어졌다. 한쪽 팔을 벤치 위로 올린 선생의 모습에서 사색인의 여유와 자유로움이 묻어나는 것 같다.
<상수리나무 아래 벤치에서 사색하는 오영수 선생 동상. 마치 살아있는 사람 같다>
난계는 '고향의 서정을 읊은 한국단편문학의 대표주자'로 감정적이고 촌스럽고 어리숙한 시골 사람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작품을 남겼다. 단편소설이 예술성을 더 잘 표현한다며 이를 고집한 선생은 생전에 200여편의 단편소설을 썼다. 오영수문학관은 선생의 작품을 5권의 포켓북으로 제작해 판매한다.
그는 한국을 대표하는 역사와 권위의 문예지인 <현대문학>을 전후의 혼란한 시기에 창간해 11년간 편집장 역할을 맡았다. 당시 발행인이 언양읍의 동향사람이었다고 한다. 1977년 고향마을이 경부고속도로 개통으로 옛 모습을 잃어버려 친인척이 있던 웅촌면 곡천리로 낙향했다. 낙향 3년째 자택에서 타계했다.
아들은 서울대 조소과를 나온 한국의 유명한 예술가 오윤으로 그가 임종 직후 모습을 본뜬 데스마스크를 제작해 전시해 놓았다. 한 평생 문학의 이상을 고민했던 선생의 얼굴은 평안해 보였다. 근대적 도시문명이 초래하는 인간성의 피폐함을 고향의 정서를 통해 치유하려 했던 그의 한평생을 기려 후배 문인들은 그의 묘소에 추모비를 세웠다. 아름다웠던 한 영혼은 주옥같은 작품을 통해 우리들 마음속에 아로새겨졌다.
<오영수문학관 정면에서 본 영남알프스, 이러한 수려한 자연이 그를 키워내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