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얼굴에는 돌어가신 내 아버지와 함안 칠원읍 새롬요양병원에 누워계신 97세 내 할머니가 있다. 그리고 어머니 2살 터울 초등학교 선생 내 동생도 있다.

아버지는 내 중학생 시절 눈썹 옆으로 오돌토돌하게 난 좁쌀 여드름을 꼭 무릎팍에 누이시고는 여드름을 손으로 터뜨리셨다. 그 덕에 나는 지금도 왼쪽 눈썹 옆 피부가 달표면 처럼 움푹 패여 있다. 나는 내 얼굴 여드름 흉터를 볼 때마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떠오른다. 

그리고 하루는 연애시절 내 아내의 친구가 나에게 눈썹이 일자 눈썹이라고 했다. 나는 그 떄 내가 일자 눈썹인지 처음으로 알았다. 연애시절 내 아내는 내 웃는 모습을 보고 미국 만화영화에 주인공 보거스 같다고 했다. 나는 그 때 처음으로 지현이를 보고 비로소 환하게 웃을 수 있었다.  

할머니는 나의 아랫 입술에 2m 크기의 좁쌀 같은 점이 있어서 먹을 복이 있다고 말씀하셨다. 나는 지금도 맛있는 음식을 먹을때마다 할머니가 말씀하신 먹을 복을 생각한다. 그리고 할머니는 죽어서 새가 되고 싶다고 하신 말씀도 생각난다. 

내 어머니는 나에게 아직도 잘생겼다고 한다. 내 동생의 얼굴을 보면 내 모습이 보인다. 나의 얼굴은 대학시절 자전거를 타고 창원에서 중부지방까지 국토대장정을 하며 검게 그을린 뒤 아직도 시커멓게 타고 코를 중심으로 팔자 주름이 깊게 베여 있지만 어미는 나에게 잘생겼다고 했다. 

 

  

Posted by 꼬장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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