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창으로 스치는 풍광에 '탄성'
남인성 해설사 설명도 귀에 '쏙쏙'

낙동강 생태탐방선이 세찬 물살을 일으키며 강을 갈랐다. 첫 취항을 알리는 뱃고동소리가 선착장 주변에 나즈막하게 가라앉았다.    

강위에서 바라본 풍광은 확연히 달랐다. 이날 열린 취항식은 날씨 때문에 대동~화명교를 끝으로 되돌아오는데 그쳤다. 흐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배는 시원하게 강을 가로질렀다. 부산 북구 화명, 금곡 일대가 눈앞에 펼쳐졌다.
짧은 기념 취항에도 남인성 부산문화관광해설사는 강을 중심으로 전개된 역사, 생태, 인간에 대해 설명했다. 남 해설사는 첫 승객을 맞아 긴장된 표정으로 첫 탐방객들을 맞았다. 

낙동강생태탐방선은 부산 강서구에 위치한 선박 건조 전문회사 '광동FRP(대표 한갑수)'에서 건조했다. 19톤급으로 좌석 33석에 최대 승선인원이 50명이다. 길이 17M, 폭 4.5M, 깊이 1.4M다. 부산시티투어버스의 모습을 본떠 흡사 버스가 강위를 달리는 것처럼 보인다. 2층 구조로 1층은 커다란 창이 나있어 경치를 볼수있도록 했다. 2층에도 탐방객들이 앉을수 있도록 좌석을 배치했다. 2층에 올라서면 시원한 강바람을 느끼기에 제격이다. 배 뒷편에는 양변기, 세면대를 비롯한 화장실 1문이 있다. 무엇보다 새로 건조된 선박이라 내부는 쾌적하고 산뜻하다. 

선박 엔진소리에 문화관광해설사의 해설이 묻히지 않도록 휴대용 이어폰을 지급받을수 있다. 내부에 설치된 TV모티터에서는 멋지게 촬영된 부산 곳곳의 관광지가 방영되고 있었고 그 앞으로 연두색 조끼를 입은 남인성 문화관광해설사의 명품 해설이 이어졌다. 대저수문을 지날때 이어진 해설을 잠깐 들어보자 "일제시대 강을따라 쌀을 공출 하기위해 일본인들이 설치한 수문이다. 수문을 설치하면서 물줄기를 돌렸다. 수확기에 태풍 피해를 막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또 바다 짠물이 흘러 들어오는 것을 막으려 녹산수문을 만들기도 했다." 

낙동강과 인접한 부산 강서구는 전국에서 가장 큰 삼각주 지역을 끼고있다. 이 곳을 중심으로 생태길을 만드려는 계획도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산시도 강과 인접한 황산문화체육공원을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다. 역사시대 이전부터 인류 문화 번성은 강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이젠 한강의 기적이 아니라, 낙동강의 휴식이 필요한 때다.

 

 

 

 

 

Posted by 꼬장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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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안에 덕지덕지 달라붙지 않아
뻑뻑함과 눅눅함 사이서 찾은 본맛
 

<콩가 이유복씨가 직접 볶은 커피 앞에 서있다. 엄선한 원두를 매일 로스팅한다. 이 씨는 매일 정장차림으로 손님을 맞지만 이날은 작업 때문에 평상복 차림이라고 했다. >

양산시 북안남1길에 커피 볶는 냄새, 고소한 견과류 냄새, 사람 냄새 나는 곳이 있다. 견과류와 커피를 취급하는 '콩가'가 바로 그곳이다.

이 집 더치커피는 모 광고의 카피처럼 뭐라 말로 설명할수 없을 정도로 맛있다. 미천한 글재주로 말하자면 쓰지 않고 커피 본연의 맛이 목젖에 부드럽게 감긴다고 해야할까? 믿기지 않는다면 직접 맛보라.

임항란(여, 51) 씨와 이유복(남, 59)씨 부부는 행상에서부터 점포를 내기까지 수많은 고난과 어려움을 극복했다. 지금은 KBS VJ특공대에도 방영돼 미국에서까지 주문이 들어올 정도다. 방송에 나간 후 매출은 급성장 했다. 밤을 새며 튀기고 또 튀겨야 겨우 물량을 맞춘다. 

이유복 씨에 따르면 견과류는 습도가 맛을 좌우한다. 모두가 경험해 본 것처럼 견과류는 씹으면 입 안 곳곳에 달라붙어 혀를 귀찮게 한다. 하지만 콩가의 견과류는 씹으면 뻑뻑하지도 않고 무르지도 않다. 말린 블루베리를 씹었더니 촉촉하면서도 향긋한 블루베리가 입안 가득 퍼진다.

견과류는 볶는다. 하지만 이유복 씨는 놀랍게도 장터에서나 볼수있는 뻥튀기 기계로 튀긴다. 볶지 않고 튀겼더니 대박이 났다. 식품 기업에서 자동화시스템으로 대량 생산하는 견과류세트와 다르다. 이역시 믿기지 않는다면 직접 맛보는게 최고다. 관건은 시간이다. 1~2초 상간에 습도가 달라지고 질감도 달라진다. 이유복 씨는 지금의 맛을 엇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요즘 이씨 부부는 주변에서 체인점을 내라는 아우성에 시달리고 있다. 양산 대박집 '콩가'에 대해 홍금순(신기동)씨는 "주변에 소개해도 욕먹지 않는 집이다. 내가 벌써 몇군데나 소개했다"고 말했다. 

가게를 떠나는 기자의 손에 한움큼 견과류 세트를 건네는 그의 손길이 정겹다. 우엉차도 덤으로 전한다. 놀랍게도 우엉차의 효능을 담은 A4용지도 전했다. 고객에게 "뭔가 노력하고 열심히 하는구나" 하는 성실함이 보인다.

 

Posted by 꼬장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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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만물의 영장' 뒤집은 영화 혹성탈출 "재미있네"

유인원간 갈등과 반목 통해 우리 인류 돌아보게 만들어

                          "이제 알았다. 우리가 인간들과 얼마나 닮았는지 말이다"

  

<유인원 우두머리 시저와 인류가 머리를 맞대며 우정을 표하고 있다. 이 장면은 시저가 2인자 침팬치를 처단하고 난 후 인류가 보내준 신뢰에 대해 감사하고 있는 장면에서 나왔다.>

 

최근 개봉한 영화 <혹성탈출>의 부제는 '반격의 서막'이다. 영화는 유인원에게 옮은 치명적인 바이러스에 감염돼 운좋게도 살아남은 인류, 그리고 그들의 제국을 만든 유인원의 갈등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사실 이 바이러스도 과학자들에 의해 퍼진 것이다. 말하자면 제 꾀에 스스로 넘어갔다고나 할까. 이러한 설정 부터가 스스로 '만물의 영장'이라고 칭하며 자연을 마음대로 정복하는 인간들에 대한 경고가 깔려있다.

사실 우리는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언어를 쓰고 고도의 사고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배우지만 그건 인간들 생각일 뿐이다. 우리보다 훨씬 뛰어난 후각을 가진 개, 초음파를 쏘는 박쥐, 물속에 사는 포유류 고래를 생각해 보라.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말은 또다른 폭력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유인원이라는 단어 자체도 그렇다."야 이 인간들과 비슷한 것들아"라고 무시당하는 침팬치들의 기분이 어떨지는 충분히 짐작이 간다.

지구의 역사를 시간으로 보면 19세기 산업혁명 이후의 역사는 0.1초도 채 안된다. 이 0.1초의 시간 동안 지구 생명 종 40%이상이 멸종했다. 과연 산업혁명이 인류에게 축복이었다고 자신있게 말할수 있는가

그렇다. 이제 이를 참다못한 유인원의 반격이 시작됐다. 영화는 또 인간보다 우위에 선 유인원간의 갈등을 통해 역설적으로 우리들의 모습을 고찰하게 한다. 인간들의 반목, 배신, 가족간의 사랑이 유인원을 통해 나타나는 것이다. 유인원 무리는 "유인원은 유인원을 죽이지 않는다"는 규칙을 정했다. 우리 인간들은 이익을 위해 서로를 죽이고 있지 않는가

시저가 2인자 침팬치에게 당해 재기를 노리고 있을때 인류에게 던진 대사는 이 것을 더욱 명쾌하게 보여준다. "나는 유인원이 인간보다 낫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알았다. 우리가 인간과 얼마나 닮았는지를"  

유인원들의 세계에도 리더는 있다. 리더는 항상 고독하다. 모든 결정을 내려야 하며 종족의 생사의 책임을 지고 있는 것이다. 영화속 2인자로 그려진 유인원은 영화속 리더 침팬치 시저를 배신한다. 2인자 침팬치는 리더 침팬치에 대해 인간을 믿어서는 안되지만 인간을 사랑하고 있다며 인류와의 전쟁을 선포한다.

결국 배신당한 우리의 우두머리 침팬치 시저는 치명적 부상을 입고 만다. 이 기회를 틈타 무리를 선동한 2인자 침팬치들은 "그래, 너희들도 우리안에 갖혀 실험당하는 기분이 어떤지 똑똑히 보라"고 말하며 인간들을 습격한다. 세계 2차대전 당시 게르만민족을 선동한 나치 일당이 국민들을 세뇌시켜 유태인들을 말살하게 한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 아닐까

영화가 절정에 달하고 시저와 2인자 침팬치간의 한판승부가 벌어진다. 시저는 역시 관객들을 배신하지 않았다. 그의 마지막 한방은 이렇다. "유인원은 유인원을 죽이지 않는다 하지만 너는 유인원이 아니다" 인류와 유인원간의 우정이 이제 시작됐다. 반격은 이제 인류와 유인원을 통틀어 내부의 탐욕을 겨누고 있다.

 

 

 

 

 

Posted by 꼬장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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