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마켓에서 착한 소비 배우는 시민들

헌 옷, 팔찌, 수제쨈 등 개인 작품 직구매

소비에 지친 현대인에 소소한 즐거움 선사

<지난 19일 성산아트홀과 KBS창원방송총국 사이 가로수길에 길마켓이 늘어서 있다. 이날 150여 마켓이 문을 열었다.>

창원 길마켓에서는 문화가 흘렀습니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추억이 깃든 소중한 것들을 내놓고 공유했으며 나눴습니다. 가히 새로운 문화의 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문화가 뭐 별건가요. 사람과 사람이 만들어 나가는 좋은 일이 문화 아닙니까.

행사는 창원시와 '녹색창원21', 창원시프리마켓네트워크에서 공동 추진해 이뤄졌으며 이날 7월 19일 행사에는 청소년문화마당도 함께 열려 볼거리를 더했습니다. 청소년들은 공연도 하고 마켓을 하는 우리들에게 커피, 빙수 등을 제공하기도 했지요. 또 새마을회에서도 시민장터를 열어서 행사가 더욱 풍성해졌습니다.

길마켓에는 대략 150여 매장이 들어섰고 순식간에 벌어진 장에는 사람들이 쉴새없이 드나들었습니다. 가격도 1천원에서부터 많게는 몇만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했습니다. 직접 제조한 잼에서부터, 입지 않는 옷가지, 팔찌, 머리띠 등등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이 많았습니다.   

 

<길마켓 미술시장에서 만난 작품들. 제작자의 정성이 그대로 느껴진다.>

녹색창원21의 박찬 사무국장은 "과도한 소비에 지쳐있는 대중들에게 착한소비를 알려주며 쓰던 물건을 다시 필요한 사람에게 전해 준다는 점에서 지속가능한 환경에도 기여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박 사무국장은 프리마켓 선진국 일본을 예로 들며 한국보다 훨씬 오래 전부터 프리마켓을 해온 일본을 배우고 돌아왔다고 했습니다. 현재 스테프들도 자원봉사자들이며 그저 즐겁고 좋아서 이 일을 하는 사람들로 구성됐습니다.

길마켓은 현재 매달 세번째 토요일에 진행하고 있습니다. 진해에서도 열리는데 마산에서는 아직 열리지 않았군요.

한편, 이날 제 아내도 입지 않는 옷을 길마켓에 내다 팔았습니다. 아내가 말하길 미리 인터넷에 신청하고 5천원 보증금을 내면 확인증을 받을수 있다고 하네요. 이날 아내는 약 5만원 가까운 돈을 벌었습니다. 저희 부부는 이 돈으로 마산 본가에 한움큼 먹을거리를 사갈수 있었답니다. 하하

Posted by 꼬장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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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한 해안선 송림 사이사이 늘어선 텐트에서 웃음소리 흘러나와

잔잔한 파도소리, 아기자기한 섬 바라보며 즐긴 최고의 저녁식사

빗방울 소리 텐트 때리고, 모든 억압에서 해방감 맘껏 즐겼던 캠핑 

 

<우리 부부의 텐트에서 바라본 고성 상족암 앞바다. 비가 내린후 아침에 찍었다. 비를 잔뜩 머금은 바다와 늘어선 텐트가 고요함을 선사했다> 

아담안 해안선따라 줄줄이 늘어선 텐트에서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흘러나옵니다. 여기가 어디냐구요? 고성 상족암  야영장입니다. 지난 7월 6일 아내와 저, 아내 친구 커플 이렇게 넷이서 달콤한 하룻밤을 보냈습니다. 너른 바닷가 백사장 앞으로 남해의 아름다운 섬이 보였습니다. 남해의 잔잔한 바닷 물결과 파도소리가 마음도 부드럽게 어루만지네요.

텐트를 치는 것부터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뼈대를 어디에 맞춰 끼워야 하는지, 방향을 어디로 설정해야 하는지, 비가 왔을때를 대비해 수로를 어디로 해야 하는지 등등 모르는 것들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아내의 친구가 센스(?)를 발휘해 어렵지 않게 마무리를 지을수 있었습니다.

여튼, 그럴싸하게 지어진 텐트에 들어가보니 아늑하고 즐거웠습니다. 새로 장만한 캠핑용 의자, 선반을 펼쳐 놓고 밥을 지었는데 그렇게 즐거울수가 없더라구요. 친구커플은 새로 장만한 가스렌턴을 켰고 우리들은 일제히 "우와, 대단한데" 하며 탄성을 지었습니다. 아파트 숲의 삭막한 형광등 불빛을 벗어나 자연 그대로의 어둠에 백열등 전구가 그렇게 환할수가 없었던 것이지요.

책상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저녁 만찬을 즐겼습니다. 불판에서는 갓 사온 삼겹살이 지글지글 익어가고 있었고 우리들은 다음번에 올때는 숯불 화로에 구워보자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아내와, 아내의 친구가 만들어준 음식을 먹으며 우리들은 결혼, 그리고 육아문제, 학창시절 추억 들을 이야기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배가 불러오자 해안선따라 이어진 산책로를 걸었지요. 쾌쾌한 밤바다 냄새, 멀리서 보이는 야영장 불빛이 펼쳐져있고, 시간이 멈춘듯 천천히 바닷가를 걸었습니다. 물론 신혼인 우리들은 밤바다 위에서 사랑을 속삭이기도 했지요.

그런데 이게 왠일일까요? 저녁 무렵에 비가내렸습니다. 분주히 텐트 안으로 짐을 옮기고 밤을 지새울 준비를 했습니다. 또닥또닥 텐트 천장으로 빗방을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풀벌레 소리도 멈춘 고요한 밤에 심심한 듯 스마트폰으로 라디오를 들었지요. 어느새 나도 모르게 잠이들었고 깨어보니 아침이었습니다.

시원한 김치찌개로 아침을 먹고 텐트에서 가만히 멍하니 바깥풍경을 바라봤습니다. 나를 억압하는 모든 것들로부터 잠시 멀어져 있는 그 순간이 고맙고 즐거웠습니다. 세계적인 기업가 빌게이츠는 휴가때 항상 책을 챙겨간다고 하죠. 아무런 간섭도 받지 않는 공간에서 휴식을 취하며 책을 읽고 창조성을 마음껏 충전해온다고 합니다.

친구네 커플은 텐트를 수돗가에서 씻었고 저희들은 마구잡이로 집에 넣어와 발빨래(?)를 했습니다. 몇번이나 밟아도 흙탕물이 가시지가 않는군요. 여행을 포기하고 싶을만큼 힘들었죠. 하지만 저희 부부의 캠핑기는 계속 될 겁니다. 지금도 아내에게서 카카오톡 문자메시지가 옵니다. "오빠 다음주는 밀양이 어때?"

 

<왼쪽이 우리 부부의 텐트, 오른쪽이 친구 커플의 텐트. 새로산 캠핑용 의자와 책상이 그럴듯 하다.>

 

<제가 비옷을 입고 텐트 고정 지주핀을 뽑고 있는 모습입니다. 텐트를 걷고 뒷처리 하는일은 정말 힘들더군요.>

 

<이번 캠핑의 하이라이트 였던 저녁 만찬. 은은한 촛불 밑에서 우리들은 학창시절과, 결혼, 육아에 대해 스스럼 없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왼쪽에 강아지는 친구네 커플의 강아지 반달이.>

 

 

Posted by 꼬장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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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란 대체 왜 이렇게 어렵고 고통스러울까요? 저는 쓰는 것을 직업으로 밥을 먹는 사람임에도 그렇습니다. 신문밥을 먹은지 햇수로 4년쯤 됐는데요 여전히 쓰는 일은 어렵고 지난한 일입니다. 누군가는 쓰는일을 산고의 과정에 비유하기도 했는데요 그 고통을 조금이나마 알 것 같습니다.

사실 우리는 글쓰기를 제대로 배운적이 없습니다. 제 경험으로 말씀드리자면 고교 '작문'시간에 잠깐 자기자신에 대해 쓰고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물론 대부분의 시간은 수능시험에 작문은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자율학습을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세상은 글을 쓰는 일이 논리력과 사고력을 키우는 일이라며 독려하고 있지만 정작 주변을 둘러봐도 쓰기를 업으로하는 사람 이외에는 글을쓰는 사람을 보기 드문것이 사실입니다. 대학입시의 논술을 위한 정답 맞추기식 논술만 겨우 글쓰기에 대해 말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글쓰기에 대해 쓰여진 글들은 대부분 잘쓸려 하지말고 일단 써보라고 이야기 합니다. 또 강조하고 싶은 것은 생각을 많이 하고 글을 쓰는 것이 아닙니다. 쓰면서 생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다시말해 생각이 정리되야 글이 써지는게 아니라 쓰면서 생각이 정리된다는 이야기 입니다. 그렇게 때문에 일단 펜을 드십시오.

그렇다면 쓴다는 것은 대체 철학적으로 어떤 의미의 일일까요? 저는 쓰는 것은 자기성찰이라 생각합니다. 글을 쓰면 필연적으로 자신이 쓴 글을 읽게 되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이 과정이 곧 자신자신과 대화하는 과정이지요. 소설 <프랑스적인 삶>의 적가 장폴 뒤부아는 글은 항상 두 사람이 써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글쓰는 나와 글쓰는 나를 바라보고 있는 비판적 자아 두명이 함께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 그는 "나는 항상 자신을 의심하기 때문에 자신감을 가지고 글을 쓴 적이 단 한번도 없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Posted by 꼬장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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