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이라는 무한한 자원 활용해야

동네빵집 주인의 죽음 1면 머릿기사

생각은 글로벌하게 초점은 지역으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 조크 로터러 교수, 미국 지역신문의 권위있는 학자다. 서울신문 이경주 기자가 그를 인터뷰해 언론 잡지, 월간 <신문과 방송>에 기사를 실었다. 인터뷰 내용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지역신문에 대한 사랑과 자긍심이 대단하다. 이것은 통계로도 나타나는데 미국 전역에서 전국지 비율은 6%남짓이다. 한국에서 전국지가 차지하는 비율이 90%에 육박하고 그 중에서도 '조중동'으로 일컬어지는 3대 전국지의 비율이 70%에 달하는 국내의 상황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이런 상황으로 인해 유발되는 여론 왜곡, 여론 독과점에 의한 문제점은 여기서는 거론하지 않겠다.

미국인들은 아침 첫만남에서 지역신문의 1면 머릿기사를 화제로 아침 대화를 나눈다. 누군가의 이웃에 살 만한 노인의 옛 이야기부터, 지역축제나 작은 공연들, 어린이 야구시합, 지역 고교 배구팀의 훈련소식, 통학버스 노선 변경, 시의회 보도, 걸스카우트 쿠키 최다 판매자 등등의 이야기다. 그러면서 이웃들은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소속감을 높이고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애정이 샘솟는 것이다.

동네빵집 주인의 부고가 미국 주간지의 1면 머릿기사에 실렸다. 이 기사가 왜 중요한지에 대해서 미국 지역신문 편집자는 이렇게 이야기 한다. "이제 더이상 그의 빵맛을 볼수 없기 때문 입니다" 이 짧은 대답 속에서 인생을 대하는 미국인들의 태도와 더불어 한국 지역언론이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로터러 교수는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조용한 시골마을에 "여긴 아무일도 벌어지지 않는 군"이라고 말한다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은 그의 머릿속이다"라고 일갈했다. 뉴스가 거창한 일이 일어나야만 생기는 것인가 뉴스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도록 했다. 그러면서 로터러 교수는 지역언론이 '신변잡기'나 취급하는 것으로 오해해서는 안된다면서 생각은 글로벌하게, 초점은 지역에 맞추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컨데 리비아 사태를 통해 작은 시골마을은 큰 변화가 찾아오지는 않지만 동네 휘발유 가격이 오르는 원인이 된다. 기자는 지역 대학이나 여러 공신력 있는 전문가를 취재해 기사를 쓸수 있는 것이다.  

요컨데, 지역신문은 메이저 신문의 다른 버젼이 아니라 전혀 다른 성격의 매체다. 지역이라는 블루오션, 무한한 자원을 활용하자는데 초점을 맞추자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스탠포드대학 나딘 크루즈의 말을 인용하면서 글을 마치고자 한다. " 지역신문은 대도시 대형 일간지가 아무리 예산이 많다 하더라도 충족시킬 수 없는 인간의 본원적인 욕구를 만족시킨다. 그것은 공동체 의식의 확인이자 지역적 소속감에 대한 긍정적이고 친밀한 반영이고, 우리의 우리다움에 대한 확인이자, 확대된 가족과 같은 일체감이며, 깊숙이 그리고 뗄 수 없는 상호 연결성으로 거대한 우리(Big we)를 있게 한다."

 

 

 

 

Posted by 꼬장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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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물금·원동 뱃길 선착장 건립 '예산 확보' 관건

독일 '라인강 유람선' 세계적 명소…본받을 점 없나

 

 

양산시와 인접한 부산시, 경남도가 공동추진하고 있는 낙동강뱃길 복원 사업에 대한 기대가 크다.  양 자치단체간에 상생 협약의 좋은 예라는 점에서, 수해로부터 다스리고 관리해야하는 대상으로 보던 강을 즐기고 체험해야 하는 대상으로 전환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양산시는 낙동강을 '레저 관광의 블루오션'으로 삼고자 황산문화체육공원 활용 계획과 더불어 낙동강뱃길 복원사업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시는 내년 12월까지 물금, 원동의 선착장과 특산물판매소를 건립하고 선착장은 생태탐방선은 물론 수상스키나 나룻배 체험 등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뱃길은 부산 을숙도에서 양산 물금을 거쳐 원동까지 약 33km가 연결되며, 양산구간은 동면 호포에서 원동면 용당리 가야진사 앞까지 16km 정도다. 양산시는 현재 '낙동강 황산문화체육공원 등 활성화 기본계획 및 선착장 실시설계 용역'을 진행중이며 오는 9월 용역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뱃길이 복원된다면 영남의 젖줄 낙동강을 통해 주변의 풍광을 감상하고 강줄기를 따라 형성된 인문 생태적 문화자원을 새롭게 활용할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시에 따르면 시민들은 1만원 안팎의 비용이면 이 모든 것을 즐길수 있게 된다.   

해외의 모범 사례로는 독일의 라인강 유람선이 대표적이다. 느리게 흐르는 강줄기 따라 유람선이 흐르고 독일적 정서와 풍광이 눈앞에 펼쳐진다. 로렐라이 언덕을 지날때면 유람선에서 독일민요 로렐라이가 선내에서 방송된다. 관련 설화에 대한 안내방송도 이어진다. 낙동강 뱃길도 라인강 뱃길처럼 시민들에게 여유와 휴식을 선사하자는 것이 뱃길 사업의 근본 취지다. 이를통해 창조의 에너지가 발현 될 것이라고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사업을 주도적으로 펼치고 있는 쪽은 부산시다. 부산시가 지난 2012년 1월 낙동강 하천유람선 및 수상레저 도입방안 연구 용역을 맡기고 어촌계, 환경단체 등 의견수렴을 거쳐 사업을 본격 시작했고 이듬해 4월에 나동연 양산시장과 허남식 부산시장이 양산구간 뱃길도 잇자는 원칙적인 합의를 하고 5월에는 부산, 경남 현안조정회의에 상정되면서 공동추진이 가시화 됐다. 

양산시는 현재 선착장 관련 예산은 문화관광과, 관련 업무는 건설방재과에서 담당하고 있다. 앞으로 풀어야할 숙제는 예산문제에서 부터 강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 담을 것인지 하는 문제에까지 산적해 있다. 선착장 1개소당 15억, 총 30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재원 마련은 시에서 중앙부처와 경남도를 상대로 예산 확보에 애를 쓰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예산이 확보가 된다 하더라도 부산국토관리청에 점용허가를 받고 주민설명회를 통해 여론수렴을 해야 하는 과정이 남아있다.   


 

Posted by 꼬장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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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의병장 곽재우 고향, 이름처럼 의로운 고장

솥바위 전설이 아니다- 삼성, 엘지, 효성 창업주 탄생

해방후 한국식으로 변형된 소바 '의령소바'로 승화 

 

의령(宜寧)은 의병(義兵)의 고장입니다. 의령이라는 명칭이 처음 사용된 것은 신라 경덕왕때부터 입니다. 고장의 이름처럼 이 곳은 곽재우 장군이라는 걸출한 인물을 배출했습니다. '홍의장군'이라 불리던 장군은 정암다리를 지나 의령군 초입을 지날때 옛적 그대로 홍의를 휘날리며 말을 탄 조형물이 되어 우리를 맞고 있습니다.  

망우당 곽재우 장군은 지금의 남강 물줄기를 따라 의령군 정암리(鼎巖里)와 함안군 월촌리가 경계를 이루고 있는 솥바위 인근 강변에서 왜적과 전투를 벌여 크게 이겼습니다. 이른바 '정암진 전투'에서의 승리로 관군이 재정비를 할 시간을 벌어주게 됩니다. 더 자세히는 정암루(鼎巖樓), 그리고 솥바위가 있는 이곳 바로 아래가 정암나루가 있던 곳으로 임진왜란때 의병장 곽재우 장군의 승첩지 입니다. 전투는 왜적이 강을 도하하기 위해 마른 곳에 꽃아둔 팻말을 간밤에 진창에 꽃아 왜적들이 허우적댈때를 틈타 매복된 군사들로 하여금 공격하게 하는 전술을 사용했습니다. 지금도 강물을 보면 어떤 지역이 깊고 얕은지 강변모래와 섞여 헤아리기 어려운 것을 알수 있습니다. 장군은 강 깊은 곳에도 장애물을 설치해 배를 통한 도하가 불가능 하도록 손을 써뒀습니다.  

이 곳 정암리에는 또다른 이야기가 있습니다. 바로 솥바위 이야기 인데요. 솥 정, 바위 암자를 써서 마을 이름이 정암리 입니다. 이 솥바위에는 예로부터 전설이 전해져 내려옵니다. 이 바위 반경 8km 이내에 큰 부자 3명이 난다는 것이지요. 바위를 자세히 살펴보면 정말 3개의 다리가 있습니다. 놀라운 것은 전설이 현실이 됐다는 것입니다. 삼성, 엘지, 효성의 창업주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호암 이병철은 의령군 정곡면(正谷面)에서 태어났습니다. 솥은 역사시대 이전부터 존귀함을 상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영묘함에 무릎을 치게 합니다. 나랏님께서 이 솥에서 많은 밥을 지어서 많은 백성들이 골고루 나눠 먹는 그런 태평성대를 이루라는 뜻이겠지요?

 

 

의령군은 또 '일붕사'라는 절을 의령 9경중에 셋째가는 명소로 정해두고 있습니다. 일주문 옆에는 절간의 연혁을 설명하는 푯말이 서 있는데요. 이 설명에 따르면 일붕사의 전신은 성덕사이며 그 유래가 통일신라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신력 있는 기관, 가령 문화재청이나 의령군에서 세운 푯말인지는 확인할 수 없어서 그 신빙성에 의문을 가지게 합니다. 다만 영국 기네스북에서 일붕사의 동굴법당을 '세계 최대의 동굴법당'으로 인증해 준것은 부정할수 없는 사실입니다. 동굴안은 현대 과학의 힘을 빌어 깎았습니다. 표면이 매우 정교하게 깎여있어 인공의 미가 느껴진다 하겠습니다. 경내에는 또 폭포가 있는데요. 인공인지 자연 그대로인지는 궁금하게 만듭니다. 한편, 이 곳에는 높은 바위절벽이 있는데요. 두말할 나위없이 자연이 빚은 것 입니다. 저는 인공의 미가 느껴지는 동굴법당 보다는 이 자연 절벽에 더 눈길이 가더군요.

 

마지막으로 의령하면 '소바'를 빼놓을수가 없겠네요. 소바는 일본 음식인데 어째서 의령에서 유명하게 된 것일까요? 최근에는 '의령소바' 를 전면에 내세운 체인점이 생겨 사람들에게 더욱 알려졌지요. 의령군에 따르면 의령소바는 김처악 할머니가 군청 앞에서 장사를 하면서 시작됐다고 합니다. 정통 일본식 소바와는 다르게 소고기 장조림을 곁들여 풍미를 더하게 합니다. 시금치, 멸치를 넣고 우린 국물의 칼칼하면서도 텁텁한(?) 독특한 그 맛은 잊을수가 없습니다. 미지근한 육수에 말아먹는 온소바, 시원하게 먹는 냉소바, 비빔소바가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일제강점기 일본 음식에 조선에 들어오면서 한국식으로 변형된 음식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런 요리도 퓨전이라고 할수 있나요? 하하. 여튼 하이브리드, 잡종이 미덕이 되고 있는 시대에 더할나위없는 우리의 전통 음식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겠습니다.  

 

 

Posted by 꼬장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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