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 윤리에 대해 생각한다. 윤리는 대체 왜 필요한가? 그것도 직업에 말이다. 먹고살기가 모든 가치를 압도할때, 그리고 이에 대해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때 천박한 자본주의가 창궐한다. 우리는 이를 저지해야 한다. 왜냐하면 기자니까.
대체 왜 일하는가? 돈 벌기 위해 일을 한다고 답한다면 이는 절반만 옳은 대답이다. 우리는 가치를 생각해야 한다. 윤리는 거기에서 나온다. 지역신문 기자는 존재 자체가 가치 있는 일이라고 스스로를 위안 했지만 이는 비겁한 일이다. 기자는 월급쟁이 이기에 회사가 생산하는 상품인 신문을 팔수 있는 매력적인 기사를 생산해야 하며 공익적인 목격자의 역할도 해야 한다. 우리는 시민을 대신해 묻고 따지는 권한을 부여 받았다. 그 기본을 하지 못하면 직업 윤리를 지키지 못한 것이다.
언론에게 부여된 기본 기능이 사실 보도인데 시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 언론은 존재할 필요가 없다. 기사와 광고는 항상 긴장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 좋은 기사는 기본적으로 저항적일 수 밖에 없다. 제 기능을 못하는 언론사는 비유컨데 완장을 찬 깡패와 같다. 사회의 공기가 흉기가 됐을때 폐간하는 것이 모두를 위해서 옳은 일이다. 시민의 눈과 귀가 되기는 커녕 눈과 귀를 가리는 언론은 오히려 사회에 해악을 끼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윤리적이지 못하다. 이런 언론사에서 일하는 기자는 당연히 스스로 당당하지 못하게 된다. 언론이 가진 숭고한 사명감을 다하도록 사주를 설득하고 견제 했어야 하나 이를 다하지 못한 나에게도 책임이 크다. 갑질을 하지 않는 기자의 광고 영업은 괜찮다고 여기고 이에대해 저항조차 하지 않았던 나는 기자가 아닌 월급쟁이에 불과했다. 부끄럽다. 더이상 가족 부양과 먹고사는 문제를 핑계로 직업인의 양심을 파먹는 일은 하지 않겠다.
Posted by 꼬장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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